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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재스민 : 무엇이 이토록 그녀를

by 그자나 2021. 7. 28.

블루재스민-포스터
출처 다음영화

1. 들어가며

블루재스민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원작으로 합니다. 정확히는 재해석이라고 보아야 옳은 것이 원작의 주역인 스탠리의 역에 정확하게 매치되는 인물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재스민에 포커스가 맞춰 각색된 작품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원작의 스텔라에 맞는 역은 진저입니다. 하지만 진저의 남편들 역시 원작처럼 폭력을 일삼는 캐릭터로 표현되지 않았고, 굉장히 암울하게 마무리되는 원작과는 달리 정신이 분열되는 모습에 가깝지만, 정신병원행을 피하는, 진저 역시 나쁜 남편이나 사기꾼 대신에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와 해피엔딩을 맞게 되므로 원작보다는 밝은 결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줄거리

뉴욕의 호화로운 생활을 뒤로한 채, 남편이 사기죄로 교도소에 수감된 것도 모자라 안 좋은 결말을 맡게 된 뒤 주인공인 재스민은 빈털터리가 됩니다. 아쉬운 대로 동생 진저의 집에서 머물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향하게 됩니다. 언니를 만나기 전의 진저는 전남편에게서 두 아들을 데리고 오는데 전 남편은 이미 재스민과 금전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저는 재스민의 남편이 사기꾼이지 언니의 잘못은 아니라고 편을 들어줍니다. 두 아들을 데리고 온 진저는 언니를 반갑고 따스하게 맞이해주지만, 시집을 잘 가서 호화롭게 살던 재스민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진저는 언니의 철없는 행동과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돈도 없고 빚까지 있는 상태의 재스민은 동생 진저의 집으로 루이비통 캐리어와 일등석을 타고 갔기 때문입니다. 와중 재스민은 이미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고 있었고,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치과에서 일하게 되지만 그녀를 둘러싼 많은 일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재스민은 드와이트라는 남자를 만나 새 출발을 꿈꾸지만, 동생 진저의 전남편에게서 그간 있었던 일을 전해 듣게 되고 모든 희망은 물거품이 되어버립니다. 재스민은 이미 정신이 분열된 듯한 모습으로 착각 속에 빠진 혼잣말을 늘어놓으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3. 리뷰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원작이 굉장한 명작이어서도 아니고, 단순히 제가 케이트 블란체이라는 배우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고혹적인 외모와 연기톤은 알 수 없는 매력으로 저를 홀리게 만듭니다.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하는 재스민은 대체불가능할 정도로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물론 아픈 사람에게 매력적이라는 표현은 옳지 않을 수 있지만, 딱히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단어를 찾지 못했습니다. 원작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경우 너무 유명한 작품이고,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가 총출동했던 버전의 영화가 존재합니다. 이를 현대의 관점에 맞추어 재해석한 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과거의 작품들의 주로 남성중심의 서사였다면 근래에 들어 점차 여성중심의 서사가 주목받는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블루재스민은 원작과는 아주 별개의 작품으로 보아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원작과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매우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는 케이트 블란쳇의 의상입니다. 역시 패션 무비는 아니지만 전적이 화려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녀가 입고 등장하는 옷들이 굉장히 아름답고 케이트 블란쳇에게도 매우 잘 어울립니다. 국내에서 연극으로 상연될 당시, 주인공 배역은 배종옥이나 양금석 등 당대의 유명 여배우들이 도맡아 했는데 과연 영화버전의 배우는 누가 어울릴까 잠시 상상해보는 재미를 가졌습니다. 너무나 많은 배우들이 떠오르지만 지금 당장 아주 제격이다 싶은 배우는 장미희 배우가 있습니다. (물론 나이가 조금 어리다는 전제에 생각했습니다.) 요즘 리뷰하는 영화들이 전부 인간의 욕망 혹은 어두운 내면에 관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러려던 것은 아닌데 제가 이 영화들을 볼 당시 저를 둘러싼 주변인들의 그런 모습에 굉장히 힘들었었나봅니다. 지금은 잘 겪어내고 이겨냈지만 같은 맥락으로 재스민의 심정이 너무 이해가 가기 때문에 오히려 이입을 하기가 쉬웠습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환경이 닥쳐도 어떻게든 적응해서 생존해나가겠지만 적자생존의 방식이라는 게 문제가 될 것입니다. 저는 굉장히 자주 내가 이 사회에 적합한 사람인가에 대한 물음과 고민을 합니다. 이 영화가 제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도 아마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한 노동조차 못 하는 사람은 과연 이 사회에서 어떻게 생존해 할지 궁금합니다. 결국 재스민에게는 드와이트가 유일한 생존전략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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