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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 나를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by 그자나 2021. 7. 27.

아가씨-포스터
출처 다음영화

1. 들어가며

국내 영화를 잘 챙겨보지도 않을 뿐더러 블록버스터라고 홍보를 하는 영화들은 더 거리를 두게 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감독은 딱 한 명이 있는데 바로 박찬욱 감독입니다. 저는 미술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영화에서 표현되는 미술적 요소에 초점을 두고 보는 편입니다. 제 기준에 국내 감독 중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유일하게 저의 취향을 충족 시켜 주기 때문에 그의 영화는 빼놓지 않고 보는 편입니다. 복수 3부작도 매우 좋아하고, 아가씨가 개봉하기 전까지는 친절한 금자씨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었지만 아가씨가 그 순위를 뒤바꾸어버렸습니다. 오늘은 국내 영화 중 저의 가장 사랑하는 작품, 아가씨를 소개합니다. 이미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굳이 어떤 부연설명이 필요하겠냐마는 그래도 저의 애정을 가득 담아 글을 작성하려 합니다.

2. 줄거리

1930년대의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어마어마한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와 그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그에게 고용되어 하녀로 들어오게 된 소녀를 구도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단순히 속고 속이는 심리전이 아니라 상류층과 하류층 간의 게임을 보는 묘미가 있다. 공개된 영화 포스터에는 인물 간의 관계설정이 은밀하게 내포되어 있어서 그 흥미로움을 더하고 있다.

3. 리뷰

매우 기다리던 아가씨가 드디어 개봉을 했습니다. 평소 영화라는 장르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영화관 가는 일은 드문데 고등학교 졸업 직후 성인이 되던 해에 우연히 접하게 된 '친절한 금자씨'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래서 복수 3부작을 모두 관람하고, 박찬욱 감독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 후의 행보에 대해선 딱히 잘 모르겠고, 영화에 대한 학문적 이해나 미학적 지식은 1도 없는 나에게 친절한 금자씨는 1순위로 좋아하는 영화로 꼽힙니다. 근래에 김민희라는 배우가 굉장히 매력발산을 많이 한다고 느꼈는데 김민희와 박찬욱의 협업만으로 굉장히 기대가 되어서 개봉 날 꼭 보기로 다짐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영화예매권이 생겨서 비싼 CGV의 프리미엄 좌석에서 관람했습니다. 일단 결론적으로는 대만족이었습니다. 배우들이야 이미 검증이 된 사람들이고, 처음 보는 얼굴인 김태리 배우도 열연했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매력 있었습니다) 사실 영화의 스토리 자체는 반전도 약하고, 그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너무 많은 영화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들로 승부해왔습니다)그런데 그것을 잘 포장한 박찬욱 감독의 연출이 굉장히 돋보였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왜색의 간결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에 끌리는 편인데 내가 생각하기에 이 왜색을 '한국적 왜색'으로 잘 사용한 게 아닌가 하는 결론을 냈습니다.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장면을 일본이라고 생각하면 뭔가 일본답다고 생각하며 자연스레 넘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또 그렇게 넘어가다가 한국적 위트가 담긴 장면들이 등장합니다. 정말 장면과 장면이 밀고 당김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내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그 시대적 배경의 장식물들과 복식들이었습니다. 건축물의 아름다움, 그리고 김민희가 입고 등장하는 갖가지 의상과 분장 등이 내 호기심을 충족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원작이 따로 있다고 들었는데 그 원작에 이 시기의 배경이 설정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배경설정이 이야기를 포장하고 이끌어가기에 굉장히 적절했다고 생각하고, 이것을 왜색으로 포장함으로써 다소 일본에 대한 인식이 강한 해외에서 어필하기 좋은 전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이르렀는데 그냥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구나 박찬욱이라는 사람은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해외평론가들이 이야기해서 이슈가 되었던 남성적 시선의 레즈비언 섹스 장면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왜 이게 남성적 시선이라고 언급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같이 관람한 지인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장면을 두고, 남과 여의 확연한 차이가 드러나는 감상을 이야기했는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언급은 자제하겠습니다. 하여튼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러닝타임이 긴 편에 속하는 것 같은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속도감 있게 감상했습니다. 아마 '아가씨'가 내가 좋아하는 영화 0순위가 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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