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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괴괴 성형수 : 인간의 욕망은 어디까지?

by 그자나 2021. 8. 7.

기기괴괴-성형수-포스터
출처 다음영화

1. 들어가며

네이버 웹툰에 한창 빠져살던 때가 있었습니다. 작은 스마트폰으로 휙휙 슬라이드하다보면 어느새 만화의 끝을 바라보거나 남은 회차가 없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가장 업로드일을 기다리며 봤던 웹툰 중 하나가 기기괴괴였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제가 굉장한 팬이기도 한 일본의 유명만화작가 이토 준지의 느낌과 비슷합니다. 제목의 기기괴괴 또한 이토 준지의 기괴한 매력을 뭔가 벤치마킹을 하거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거라고 짐작했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저에게 큰 재미를 준 웹툰임에는 분명했는데 이 기기괴괴의 인기 편중에 하나인 성형수가 애니메이션화된다는 이야기에 큰 기쁨과 우려의 생각이 공존했습니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은 어느 기점을 마지막으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에 퀄리티에 대한 걱정일지 원작훼손에 대한 걱정이 들었습니다.

2. 줄거리

못생긴 외모로 항상 주변의 무시를 받고 자라온 주인공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명 여배우의 기고만장한 태도를 겪어내며 꿋꿋이 일을 하며 하루를 버텨내는 낙은 역시 음식입니다. 어느날 홈쇼핑 시연모델이 펑크나게 되자 스텝이 주인공에게 의뢰를 했고 한시가 급한 나머지 급하게 투입된 주인공은 열심히 먹방을 합니다. 그러나 인터넷에 퍼진 자신의 캡쳐사진과 악성댓글을 보며 다시 안좋은 폭식의 굴레로 넘어갑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된 성형수의 존재로 그녀는 다시 태어나게 되고, 그녀의 욕망은 꿈틀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끝은 어딘가의 파멸로 이끌립니다. 타인의 욕망을 이용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누군가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결말은 끔찍합니다.

3. 리뷰

두려움보다 궁금함이 컸기에 선뜻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킬링타임으로 제격인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그 마저도 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산이 부족탓인지 등장인물의 움직임은 매우 부자연스러웠으며 픽사의 실사에 가까운 애니메이션과 심지어 게임에서도 현실과 분간이 어려울 정도의 그래픽 특수효과를 뽐내는 와중에 이런 영화가 등장한 것이 어쩌면 굉장히 동시대적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웹툰상에 2D로 표현되는 상상을 자극하는 표현들은 덩어리진 3D형상들로 알 수 없는 웃음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원작의 스토리가 명확하게 생각나지 않은 채로 영화를 감상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의 존재에 대해 리뷰 유튜버를 통해 알게되었는데 그 유튜버가 원망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후반부의 전개는 글쎄요... 안타깝기 그지없었습니다. 물론 모두가 노력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부족하지만 이렇게라도 어떤 시도를 하는 것 자체는 크게 칭찬하고싶고 그 가상한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점차 발전하리라는 가능성을 보며 영화에 지불한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한 국 애니메이션계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인지 통탄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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