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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리턴즈 : 인간의 양면성에 대하여

by 그자나 2021. 8. 2.

배트맨-리턴즈-포스터
출처 나무위키

1. 들어가며

앞서 포스팅한 배트맨의 후속작으로 역시 팀 버튼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역시 팀 버튼 감독의 작품답게 그만의 괴기스러운 연출과 디테일이 잘 살아있는 작품입니다. 저는 특히 캣우먼을 좋아했는데 세련되고 패셔너블하지만 광기에 차있는 미셸 파이퍼의 연기가 너무 치명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배트맨 리턴즈는 전작에 비해 무언가 스케일이 커진 느낌이 들지만 저는 솔직히 전작의 어두침침하고 폐쇄적인 느낌이 더 팀 버튼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배트맨 리턴즈도 역시 명작입니다. 배트맨 리턴즈는 특히 주요등장인물의 이중적인 면을 부각하며 어떤 진리나 본질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단순 오락물로 보기에는 매우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영화를 감상한다면 좀 더 많은 포인트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2. 줄거리

스토리라인은 전작에 비해 더 치밀하고 복잡해졌습니다. 메인 빌런이 캣우먼과 펭귄 두 명에 부패한 정치가 맥스까지 모든 인물이 이중생활을 하면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주며 치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브루스 웨인은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등장인물들은 서로를 증오하고 음해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목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유 없는 증오와 음해로 이들은 점점 피폐해져 갑니다. 그리고 모두가 대면하게 되는 마지막 장면에서 이들은 그들의 양면성 중 한 가지 모습을 택하게 됩니다. 당신이라면 어떤 자신의 어떤 모습을 택할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3. 리뷰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 중 하나는 인물 간 먹고 먹히는 상관관계를 파악하며 감상하는 것입니다. 이들 각자 본인의 이중생활, 즉 자신 스스로조차 먹고 먹히는 상관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또 빌런으로서 평범한 인간로서의 관계를 서로 맺고 있는 굉장히 복잡한 구조를 나타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느꼈던 백미는 이들 모두 선이면서 악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나약한 본질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설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화가 끝나면서 이 스토리라인이 흔히 우리가 영웅 물의 전개에서 즐길 수 있는 평범한 권선징악의 스토리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언급하지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철학적인 물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계속 감상하게 되면 이 영화는 영웅 물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비극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각 인물을 분리해서 인물의 스토리라인을 형성해보면 처절하게 슬픈 이야기들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상사에게 살해의 위협을 받은 여성, 태어날 때부터 기형으로 태어나 차별 속에 자라온 괴물, 그리고 여러 가지 트라우마 속에 갇혀 알 수 없는 정의를 위해 무조건적인 승부를 던지는 남자, 청렴결백한 정치가로 비춰지지만 누구보다 더러운 인간 등 각자의 스토리라인 자체가 하나의 영화를 제작할 수 있을 법한 내러티브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인물 각자의 스토리가 서로 맞물려 전개되는 묘미는 소름 끼칠 정도로 기가 막힙니다. 그리고 영화의 종종 유머코드로 등장하는 블랙코미디 적 요소는 허탈한 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저는 이런 포인트 역시 철학적 요소의 복선이라고 생각하며 가상했습니다. 배트맨의 어설픈 모습이나 캣우먼의 대사들, 그리고 영화미술적 장치로 표현한 위트들은 가히 팀 버튼 감독이 아니면 그 누가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최후의 장면에서는 인물의 양면성 중 한 면을 택하는 식의 장면이 연출되는데 모두 악의 편에 선 각자 자신의 모습을 선택하지만, 선에 선 모습을 선택한 것은 브루스 웨인 혼자였습니다. 선과악을 구분짓는 당위성 자체가 무너져내리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에 캣우먼에 대한 암시를 하며 영화가 끝이 나는데 그렇게 기다렸던 캣우먼의 영화가 앤 헤서웨이 주연의 캣우먼이라는 영화라는 것은 정말 참혹하다고 생각합니다. 평단의 반응을 보아하니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미셸 파이퍼의 캣우먼의 아성에 도전할 다음 타자가 누가 될지, 아마 앞으로 감히 도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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