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TV 시리즈로 제작되었습니다. 시리즈 또한 시즌 6까지 방영되며 굉장한 인기를 얻게 되고, 미국드라마의 바이블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아마 여성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거나 시청한 경험이 있을 것이고, 남성들도 제목의 단어 때문에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영화는 시리즈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감상해야 재미를 더욱 느낄 수 있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시리즈를 정주행하고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영화만 봐도 이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시리즈가 워낙 유명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이 영화는 역시 패션 무비로 분류되고, 그에 걸맞게 화려한 명품 브랜드들의 향연입니다. 주인공들의 착장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고, 극 중에 잡지 화보를 촬영하는 장면은 정말 화려함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평단이나 기존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그리 좋지 않은 평을 받지만 저는 나름대로 꽤 만족하며 관람한 영화입니다.
2. 줄거리
뉴욕 맨해튼의 대표 싱글녀 주인공 캐리가 결혼을 발표하게 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라기보다는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에 해당한다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그렇게 보면 또 시리즈를 감상하고 이해하고 있는 전제가 필수적일 수도 있습니다. 능력 있는 싱글녀의 대표주자 캐리가 어느 날 오랜 연인 미스터 빅과 결혼을 발표하게 됩니다. 영화는 대체적으로 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결혼에 상처를 겪은 빅이 결혼식 당일 늦게 도착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캐리는 큰 상심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나머지 주인공 세 친구의 도움을 받아 그 시기를 극복하고 홀로서기에 성공하며 영화 말미에는 다시 재회하여 조촐한 결혼식으로 해피엔딩을 맞는 이야기입니다.
3. 리뷰
누구나 한 번쯤은 대도시의 화려한 삶을 상상해보았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강남권에 해당할 수 있겠습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나 대도시의 꿈을 안고 상경하는 이치와 비슷할 것 같습니다. 저도 어린 나이에 느낀 어떤 지역적 격차에 큰 충격을 받고 막연하게 성인이 되면 무조건 서울 강남에 살겠다는 다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 그 목표를 이루었고, 한때 로망처럼 느껴졌던 본인의 이야기를 칼럼으로 연재하는 주인공 캐리의 삶과 다르지만 비슷한 경험을 하며 생계를 유지한 적도 있습니다. 이게 제가 블로그를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청년실업이 이슈인 현대에 너무 몰상식한 이상처럼 느껴질 수 있는 이 영화는 비판받을 요소가 사실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물질만능주의를 조장한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주인공들의 명품 소비와 추종하는 모습은 이 영화를 보고 영향받을 세대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재미있는 것은 제가 주인공들의 삶을 동경했듯 저 또한 명품을 추종하던 시기가 있었고, 패션계에 대한 로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경제의 논리를 파악하게 될 때쯤 이게 거대한 시장의 원리에 의해 돌아가고 있는 큰 판이라는 것을 알고 흥미가 급격하게 떨어진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저는 제 일상에 집중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주인공의 큰 사건은 어쩌면 본인의 일상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주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변의 소중함, 자신을 바로 알고 돌보기 등 우리는 보여지는 것에 가려진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일종의 반면교사의 역할로 이 영화를 찾곤 합니다. 사실 시리즈에서는 굉장히 다양하게 제목 그대로 대도시에서 일어나는 성과 관련된 다양한 시각과 에피소드를 제공하지만, 영화는 제한된 시간에 이야기를 풀어야 하니 굉장히 한정적인 시각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게 큰 독이 되어 오히려 화려함을 주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인공이 겪는 우여곡절은 우리 모두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고 그 경험을 극복하는 과정을 상기시켜줍니다. 저에게 이 영화는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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