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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사회 초년생 바이블

by 그자나 2021. 7. 27.

악마는-프라다를-입는다-포스터
출처 위키백과

1. 들어가며

메릴 스트립과 앤 헤서웨이 두 인물 간의 만남으로도 상당히 이슈가 됐던 영화이며, 이미 원작인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자체가 워낙 인기를 끌었던 베스트셀러였던 터라 개봉 전부터 모두의 기대를 듬뿍 받았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패션계의 이슈를 담고 있기에 그만큼 화려한 의상들로 오히려 더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이 화려함 이면에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사회초년생의 이야기와 세계 어느 직장에나 통용될 만한 직장 내 위계질서 더 나아가 사회의 위계질서에 대해 통쾌한 고발을 하는 영화입니다.

2. 줄거리

기자를 꿈꾸는 주인공 앤디는 명문대학을 졸업한 수재입니다. 에디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뉴욕으로 이주하지만, 뉴욕의 생활을 녹록지 않습니다. 일단 생계를 위해 혹은 꿈을 위해 입사하게 된 유명 패션지에서 벌어지는 다사다난한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앤디는 패션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고, 앤디의 눈에는 그곳의 모든 것이 우습게만 비칩니다. 외면의 화려한 허울을 위해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느껴졌달까요? 앞서 말했듯 영리한 앤디는 그 누구보다 빠른 적응력으로 조금씩 본인의 위치를 확고히 만들어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게 본인의 원했던 삶이 아니었음을 인지하고 쿨하게 작별을 고합니다. 앤디는 결국 원하는 일자리를 얻게 되고, 앤디의 상사인 미란다는 아마 앤디를 그가 고용했던 가장 유능한 인재라고 생각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3. 내게 영향을 미친 이유

들어가는 글에 언급했듯이 이 영화는 주로 '패션 무비'로 평가되거나 분류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내내 등장하는 화려한 의상들은 모두 명품브랜드들이며, 영화가 개봉되던 해에는 모든 패션지와 패션 관련 프로그램에서 한동안 이 영화를 다루고 분석했습니다. 오직 영화에 등장하는 의상과 브랜드에 대해서였지만 이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 만했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패션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으로서 그 화려함에 이끌려 영화를 본 게 사실이지만 이제 제게 이 영화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다시 보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마치 리마인드용 영화가 되었습니다. 전혀 모르는 분야의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굉장히 난감하고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청년들의 첫 직장이 본인의 전공과 무관한 경우가 대다수이며 아마 본인의 전공을 살려 취직을 하는 사례는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30대 중반의 나이가 된 인제야 이게 사회의 일반적인 원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앤디에게 비친 패션지 회사의 첫인상은 저를 포함한 사회초년생 모두가 겪었을 장면이었을 테고 업무 초기에 느꼈을 불안감과 부담감, 그리고 혹은 종종 비치는 경계심과 적대감은 우리 모두를 한 번쯤 혹은 여러 번 주눅 들게 했을 것입니다. 영화를 볼 때마다 저는 초심을 다시 찾게 되는 기분입니다. 지금은 나이도 지위도 모두 20대의 그것과는 매우 달라졌지만 저는 항상 그 시절의 내 모습을 잊지 않기 위해 이 영화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잊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은 20대의 패기와 용기입니다. 마치 앤디가 그랬던 것처럼.

4. 추천하는 이유

90년 대생, MZ 세대 등으로 세상은 세대를 분류하고 분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세대 간 격차와 갈등은 어느 때에나 존재해왔지만 근래에 들어서 더 급격하게 양상이 나타난다고 느껴집니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보다는 좀 더 수직적인 위계질서가 강한 우리나라의 문화를 비추어 볼 때 이 영화는 사회 초년생에게 바이블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부분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사회생활 초창기에 무던히도 힘든 시기를 겪었고, 우연히 만난 조력자들 덕분에 잘 적응하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본인의 목표와 방향이 얼마나 중요한 지도 시사해 주는 영화입니다. 혹시 지금 반복되는 생활이 지겹지는 않으신가요? 아니면 삶의 목표나 방향성을 잃지는 않으셨나요? 삶은 굉장히 지독한 것 같습니다. 그저 산다는 거의 목표와 의미를 두고 버티는 식의 생활패턴이 현대인의 주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그런 분들에게 이 영화는 '환기'의 역할을 톡톡히 해 줄 것입니다. 오히려 저에게는 영화에 등장하는 화려함이 부차적인 요소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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