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장화, 홍련 : 아름다운 설화의 아름다운 변신

by 그자나 2021. 7. 30.

장화-홍련-포스터
출처 다음영화

1. 들어가며

김지운 감독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하며, 해외에서 한국의 공포 영화를 언급하면 제일 많이 언급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다소 선정적일 수 있는 포스터의 이미지와는 달리 12세 관람가여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의 전개가 다소 뒤죽박죽이므로 다소 이해가 필요한 영화이지만 결국엔 이해가 되는 신기한 전개입니다. 중간중간 공포 영화 특유의 무서운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그런 장면보다는 영화 전체에 깔려있는 분위기가 관람객을 압도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특히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에는 이병우의 유려한 음악이 크게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대표 연주곡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도 싸이월드 미니홈피 배경음악과 악보를 구매해서 연주를 해보았던 기억이 있지만, 굉장히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집이 또 하나의 작품이라고 했을 만큼 영화는 미장센을 위해서 미술투자를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예산의 4분의 1 정도를 집과 소품을 제작하는 데에 사용한 것인데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식 양옥집 특유의 스산한 분위기와 삐걱거리는 소리, 그리고 묘한 느낌의 꽃무늬 벽지가 그런 것들입니다. 봉준호, 박찬욱과 함께 한국 영화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시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줄거리

그 원전이 되는 장화, 홍련 이야기를 모티브로 진행됩니다. 극 중 주인공 자매의 이름은 한자어로 장화와 홍련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자매와 새엄마와의 갈등을 어떠한 폭력도 없이 분위기와 심리적인 묘사만으로 이끌고 가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에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인적이 굉장히 드문 시골 낯선 분위기의 가옥이 있습니다. 두 자매와 예민한 새엄마가 동거를 하게 되며 모든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두 자매가 오랜 요양을 마치고 서울에서 돌아오게 됩니다. 새엄마 은주는 그들을 반갑게 맞아주지만, 자매들은 그녀를 꺼리는 눈치입니다. 함께 살게 된 첫날부터 묘한 기운이 감돌고 가족들은 이상한 분위기에 압도당합니다. 수미는 동생을 보호하려고 하고, 동생 수연은 어딘지 모르게 항상 겁에 질려있는 모습입니다. 신경이 예민한 새엄마 은주는 항상 그들과 다투게 되지만 또 이상하게도 아버지이자 남편은 관망만 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던 중 은주의 정서불안 증세로 전개는 극에 달하고 동생을 지키려는 수미가 이에 맞서는 가운데 점점 집안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펼쳐지게 됩니다.

3. 리뷰

공포 영화의 기운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굳이 이 삶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일종의 공포일진데 그것을 돈까지 줘가며 경험해야 한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깜짝 놀래키거나, 잔인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지 이런 식의 공포는 사실 일본 영화 링을 통해 조금 느끼긴 했지만 일단 링 자체는 죄송하지만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장화, 홍련은 다른 건 다 배제하더라도 영화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설명한 대로 영화 미술적 요소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기 때문입니다. 역시 자본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는 걸까요? 이후 이런 식으로 미장센을 강조한 공포 영화들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그 영화들은 오히려 미장센만을 앞세워 다른 요소들이 망가져 버렸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 영화 자체를 밸런스를 유지하는 영화가 굉장히 드문 것 같습니다.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면 장화홍련 설화는 세계에 비슷한 식으로 어떻게든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신데렐라는 콩쥐팥쥐 이야기와 절묘하게 매칭되듯이 이런 식으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어떤 내러티브가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에 영화뿐만 아닌 어떤 콘텐츠를 제작하더라도 글로벌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그 당시에 저는 고등학생이었고 스마트폰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이제는 모두가 사고방식 자체를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 리뷰에서 IT 이야기를 다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일종의 인사이트라고 생각합니다. 공포 영화 하나를 두고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무섭다, 무섭지 않았다로 결론지어지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만큼 장화, 홍련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큰 것입니다. 이 영화가 개봉되던 시기 새로운 트로이카가 결성되었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거장이 되어버린 한국의 3 감독 김지운, 박찬욱, 봉준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