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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등 : 1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

by 그자나 2021. 7. 29.

4등-포스터
출처 나무위키

1. 들어가며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나는 정말 지독히도 국내 영화를 안 보는 편입니다. 문화 사대주의라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해외의 영화를 보게 된다면 일단 사람들 생김새부터가 우리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좀처럼 현실감 있게 다가오지 않아 영화 그 자체로만 관람할 수 있지만, 국내 영화를 본다고 하면 그게 정말 현실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 4등은 사실 아역으로 잠깐씩 등장하는 정가람 배우를 보기 위해 관람한 영화인데 영화 자체가 너무 좋았고 또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터라 과감하게 국내 영화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2. 줄거리

영화는 크게 두 가지 갈래의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포스터에 있는 초등학생과 이 초등학생의 수영코치의 유년 시절의 이야기가 번갈아 비춰지며 진행됩니다. 주인공 준호는 수영을 합니다. 하지만 대회에서는 항상 4등에 그치기 때문에 1등을 원하는 준호의 어머니는 소개받은 코치 광수에게 준호를 맡아줄 것을 부탁합니다. 수락을 하긴 했지만, 광수의 태도는 굉장히 불량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준호가 광수에게 실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광수는 코치를 시작하는데 코치 방식은 다름 아닌 폭력이었습니다. 그 결과 준호는 2등을 하게 되고, 축하의 자리에서 동생의 고발로 준호가 체벌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준호의 부모는 체벌하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계속된 체벌로 준호는 도망가 수영을 그만두겠다고 부모에게 말하지만, 오히려 부모에게 혼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결국, 준호의 어머니는 준호의 동생 기호에게 집중하게 되고, 수영을 하고 싶었던 준호는 몰래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경비원에게 걸려 혼나게 됩니다. 결국 준호의 어머니는 준호의 마음을 알게 되고, 본인의 잘못을 깨우치게 됩니다. 한 편, 광수를 찾아간 준호는 폭력 없는 코치를 부탁하지만, 광수는 본인의 수경을 주며 혼자 하라는 말과 함께 쿨하게 사라집니다. 그리고 준호는 결국 1등을 하게 됩니다.

3. 리뷰

사실 저는 굉장히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성적이나 대입에 대한 압박을 가정에서 받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변 친구들의 성적이나 입시 준비가 저를 불안하게 만들어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원하는 학교에 좋은 성적으로 진학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영화 4등은 점점 더 심해지는 잘못된 교육열에 대한 비판과 함께 본인의 원하는 삶을 빨리 깨우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았습니다. 흔히 이런 얘기를 하곤 합니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자는 없다는 말입니다. 물론 현 사회상황에 비춰 즐기는 사람을 이기는 자는 돈 있는 자라는 말이 나오긴 했지만 말입니다. 주인공 준호는 강압적으로 하는 수영이 싫었을 뿐이지 수영 자체는 정말 좋아하는 친구일 겁니다. 본인이 원하는 방식대로 즐기며 연습하니 결국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1등의 쾌거를 이루어냅니다. 물론 이것도 중간의 여러 과정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입시를 생각해보면 과연 몇 명이나 본인의 취향을 알고 진로를 결정하는지 그리고 그 어린 나이에 본인의 진로를 결정하여 대학과 학과를 결정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습니다. 국내보다 비교적 독립적으로 아이들을 다루는 서구권의 문화를 들여다보면 대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본인의 삶의 방향성을 찾기 위해 편입이나 자퇴 등 자유로운 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인지 본인의 취향과는 무관하게 일단 졸업하고 보자는 식의 학업 유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결국 학생들은 천편일률적인 개성 없는 인간으로 성장하고 이들을 반겨주는 곳은 아마 노예처럼 가성비 좋은 직원이 필요한 회사라는 결말이 나올 것입니다. 그들의 삶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극단적인 예를 든 것입니다. 어쩌다 이런 비관적인 생각을 먼저 할 수밖에 없는 사회가 되었는지 마음이 아픕니다. 1등만 중요한 세상이라면 이 세상은 1명밖에 남지 않을 것입니다. 조금 더 양보해서 각 분야의 1등만 중요하다고 해도 세상은 유기적인 시스템을 갖추었기 때문에 인류는 멸망을 하게 될 것입니다. 본인이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으십시오. 그것이 올바른 삶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첫 번째 단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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