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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 : 폭력으로 점철된 나의 청춘에게

by 그자나 2021. 7. 29.

고트-포스터
출처 다음영화

1. 들어가며

고트는 회고록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닉 조나스를 매우 좋아하는 팬인지라 닉 조나스가 출연하는 영화를 찾다가 발견하게 되었는데 저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했지만 지금도 스트리밍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회고록이 원작인 만큼 너무나도 현실성 있는 이야기라 조금 역겨울 정도였습니다. 남성 간의 위계와 폭력에 대해 다시금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후에 리뷰에서 언급하겠지만 비슷한 경험을 했던지라 더더욱 이 영화가 불편하게 느껴졌지만, 그저 흥밋거리의 영화로 보지 않고 하나의 다큐멘터리로 사회의 실상을 고발한다는 측면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명문대학교 동아리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는 각 계의 다양한 형태로 영화에서 펼쳐지는 역겨운 행위들이 만연해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권과 감수성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제기되고 있는 요즘에 이런 이슈는 사라져야 마땅하겠지만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는 이런 행위들이 과연 쉽사리 없어질지는 의문입니다. 아마 다시 다양한 형태로 파생되어 다양한 폭력의 형태로 발현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2. 줄거리

영화의 내용은 굉장히 명료하고 단순합니다. 주인공 유년 시절 잊을 수 없는 폭력을 당했고 그 상처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대학교에 입학하여 새로운 출발을 희망합니다. 주인공은 형이 가입되어 있는 클럽에 가입하길 희망하지만, 형은 걱정이 앞서는 모습입니다.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통과의례를 거쳐야 했는데 비공개로 이루어지는 이 통과의례는 굉장히 악명높고 잔인하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주된 내용은 이 통과의례가 벌어지는 기간 동안 발생하는 인물 간의 갈등과 큰 사건을 통해 드러나는 추악함입니다.

3. 리뷰

닉 조나스와 청춘물에 등장할 것 같은 남자배우들의 포스터를 보고 스포츠 드라마를 연상했고 아마 굉장히 뻔한 스토리라인으로 전개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보통 스포츠 영화에 청춘이라는 키워드가 더해지면 위기를 이겨내는 희망적인 드라마를 연상하게 되고, 이 영화를 볼 당시 저에게는 그런 메시지가 굉장히 절실하게 필요했기 때문에 닉 조나스를 좋아하는 것 외에도 이 영화는 굉장히 흥미로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전개됨에 따라 역겨움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아주 오래전 연극학과에서 연기를 공부한 연극학도였습니다. 너무 오래전이라 지금도 그런 전통이 이어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전통이 아니라 악습에 가까웠습니다.  영화에서 표현되는 클럽의 통과의례는 더 잔인하고 노골적이었지만 제가 경험한 연극학과의 악습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외부에 공개된 적은 없지만, 저도 형제와 같은 학교, 학과에 진학했기 때문에 영화의 주인공과 비슷한 환경에 처해있었습니다. 동생이 유린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형제의 마음을 어땠을지 너무나도 폭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이 통과의례는 겉으로는 교묘하게 합리화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의지를 북돋기 위해, 혹은 안전을 위해서, 형제애를 위해서 등 많은 합리화 요소로 포장해놓고 폭력을 행사합니다. 첫 번째는 언어적인 폭력으로 시작하여, 두 번째는 물리적인 폭력이 가해지고, 세 번째는 인권유린적인 정신적 폭력이 가해집니다. 어쩌면 이 세 가지 형태의 끔찍한 폭력을 견딘 이는 사회에 나와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어쩌면 제가 그 이후로 강한 멘탈을 지니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하나도 고맙지 않고 다시 돌아간다면 강하게 반대하며 무리를 뛰쳐나올 것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악하다는 성악설을 믿을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을지 감도 오지 않습니다. 매일 뉴스에는 영화보다 더 잔혹한 일들이 보도되고 이는 일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청소년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규제하자 이들은 다양한 방식의 비행을 일삼게 됩니다. 또 군대가 떠오릅니다. 복무당시 가장 소름 끼치도록 무서웠던 순간은 내가 가장 싫어하던 선임과 간부의 행동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입니다. 세상은 무섭고 환경은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습니다. 아마 영화 내 클럽 회원들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방관자에게 왜 방관했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본인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거나 본인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정당방위를 내세우겠지만 그들 역시 가해자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은 정말 무서운 곳이고, 사회는 좀 더 좁은 의미로 끔찍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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