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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일상과 비일상에 대하여

by 그자나 2021. 7. 29.

이보다-더-좋을-순-없다-포스터
출처 다음영화

1. 들어가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삶이 잘 풀리지 않거나 어떤 일이 곤란하게 진행되고 있을 때 리마인드를 하기 위해 제가 꼭 챙겨보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소소하게 진행되는 드라마 속, 쉽게 말해 일상 속 비일상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 진행되는 인물 간의 관계나 심리묘사가 이 영화를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잭 니콜슨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중 한 명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어린시절 제 뇌리에 잭 니콜슨이라는 배우를 각인시켜준 팀 버튼 감독 버전의 배트맨시리즈에 대해서도 다루어보고 싶습니다. 만약 삶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태라면 이 영화를 한번 가볍게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분명 당신도 저처럼 지금 누리고 있는 본인의 삶에 대해 일정 부분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2. 줄거리

주인공인 멜빈은 강박증세가 굉장히 심한 인기 로맨스 소설의 작가입니다. 강박증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의 캐릭터가 대부분 그러하듯 굉장히 냉소적인 성격과 비뚤어진 생각을 가진 멜빈은 다소 타인의 삶에 대해 경멸하며 신랄하고 모욕적인 독설을 내뱉곤 합니다. 그의 강박증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봐도 굉장히 유별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자신만의 규칙들이 존재하는데 예를 들면 길을 걸을 땐 보도블록의 경계를 절대로 밟지 않습니다. 또 사람들과 절대 부딪히지 않기 위해 뒤뚱거리며 걷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식당에 들르게 된다면 마치 자신의 지정석처럼 사용하는 똑같은 자리에 앉고, 항상 가지고 다니는 일회용 나이프와 포크로 식사를 합니다. 이런 까탈스러운 성격 탓에 대부분의 사람이 그와 가까이 지내는 것을 멀리합니다. 하지만 식당의 종업원으로 일하는 또 다른 주인공 캐럴은 좀 다릅니다. 항상 인내심을 가지고 멜빈을 대하고, 그의 말도 안 되는 신경질적 태도를 참아가며 그를 응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캐럴의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그녀에게도 다소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천식을 앓고 있는 어린 아들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빠듯하게 생활을 유지해나가고 있습니다. 한편, 멜빈이 경멸하는 이웃 중에는 동성애자 화가 사이먼이 있습니다. 사이먼 역시 역으로 멜빈이 자신과 자신의 삶, 심지어 자신의 강아지까지도 미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이먼의 딜러이자 연인인 프랭크는 멜빈이 사이먼을 괴롭힐 때마다 물리적으로 멜빈을 방어하기도 하지만 어느새 모든 것은 변하게 됩니다. 계기는 사이먼이 강도를 당하게 되는 사건입니다. 강도들에게 구타를 당한 사이먼이 병원에 머물게 되자 이웃인 멜빈이 사이먼의 강아지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멜빈은 극도로 강아지를 싫어했지만, 어느새 이 작은 강아지를 통하여 그의 차갑던 심장이 서서히 따뜻해집니다. 멜빈은 강아지를 잘 돌보았을 뿐만 아니라 사이먼과 캐럴의 개인적인 문제에 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고 어느새 본인 안에 내재하던 인간미를 깨닫게 됩니다. 그는 사이먼과 우정을 쌓고, 자신에게 항상 따뜻하게 마음을 열어준 캐럴과 아름다운 로맨스를 시도합니다.

3. 리뷰

잭 니콜슨의 연기는 언제봐도 일품입니다. 그의 이상하리만치 예리하고 무서워 보이는 눈빛이 바로 그 주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사를 굳이 하나도 눈빛으로 연기하는 배우들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멜빈에게 제가 이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저의 인상으로 저를 판단하며 굉장한 냉혈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을 겪을 때마다 저는 사람들을 경멸할 수밖에 없었고, 저 역시 멜빈처럼 본인의 규칙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는 사람이기에 이 영화를 매우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비일상적인 행위로 보일 수 있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3명의 주인공의 경우 그런 일상과 비일상이 적절하며 섞이며 생기는 여러 헤프닝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환경, 습관, 삶을 대하는 방식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사회에서는 일종의 타협과 조율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가 그 타협점에 합의하는 순간 다시 비일상은 일상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비일상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앞으로 마주하게 될 이 비일상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일상의 소중함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일상과 비일상의 조율과 타협이 어쩌면 이 세상을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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